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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2

성수에 아무도 없네.

홀로 남은 개리 형처럼 난 길이 없어늦은 밤, 사무실의 불이 하나둘 꺼지고, 하루 종일 쌓였던 피로가 어깨를 짓누르는 시간이었다. 그는 자리를 정리하고 조용히 사무실을 나섰다. 바람이 차갑게 얼굴을 스쳤지만, 오늘만큼은 그 차가움이 반가웠다.익숙한 골목을 따라 걷다 보면 언제나처럼 작은 포장마차가 보였다. 빨간 천막 안에서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가 그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아무 말 없이 자리를 잡고 앉으면, 주인아저씨는 익숙하게 물었다.“소주 한 병?”“네, 오늘은 한 병만요.”잔에 투명한 소주를 채우고, 알싸한 첫 잔을 입에 털어넣는다. 차갑게 타들어오는 그 느낌에 하루의 스트레스가 조금씩 녹아내리는 기분이 들었다.한쪽에선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옛 노래가 조용히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그 노래는 마치 지..

에피소드 2024.12.04

2024년11월25일

크리스마스 트리들이 생기기 시작했다. 밝고 희망이 있고 웃음이 생각나는 그런 이미지들이 즐비하지만 올해 크리스마스 트리는 세브란스 환자복을 입고 링겔을 한채 트리 앞에서 웃으며 포즈를 취한 어린아이와 사진을 찍어주는 아이의 어머니. 그리고 그걸 바라본 나와 나의 아내. 19층 병동에 계신 장인어른과 슬퍼보이시는 장모님의 이미지가 올 한해 크리스마스 트리 이미지의 시작점이 아닐까 싶다. 아버님을 잘 모시다가 좋은곳으로 바래다 드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어머님과 와이프를 두고 떠나는 광주에서의 열차 안은 멍하다.

에피소드 2024.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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